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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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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검객 2003-02-03 16:28:42, Hit : 27350
Subject   한국적 판타지를 개척하다, 박성우 (1999년 11월)

판타지 그리고 한국 판타지
검과 마법, 현실과 상상 속의 일이 하나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판타지 만화는 한국의 젊은 만화가들이 가장 그리고 싶어하는 장르이다. <정령사> <밸버 사가> <다크 엔젤> 등 일본의 대표적인 판타지 만화가 한국에 소개된 90년대 초반 이후 각 만화출판사의 신인공모에서 많은 수의 응모작이 판타지 만화로 채워지고 있다. .


98년 판타지 전문 만화잡지를 표방하며 창간한 [주니어챔프]는 판타지와 결합한 SF, 역사, 무협, 개그, 호러 만화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수준 높은 예비 만화가들이 가장 많이 신인공모에 응모하는 만화잡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아일랜드> <프리스트> <리버스> <호협애사> <선녀강림> 등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의 대부분이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만화에서 판타지가 등장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93년 등장한 박성우의 <팔용신전설>은 양경일의 <소마신화전기>와 함께 한국 만화계에 판타지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다.  



팔용신전설과 천랑열전
주간 만화잡지 [IQ점프]에 <팔용신전설>을 연재하면서 데뷔한 박성우는 작품을 선보이자마자 큰 호응을 얻었다. 많은 사람이 그리고 싶어하던 장르였으나 본격적인 연재는 <팔용신전설>이 처음이었다. <팔용신전설>은 판타지 만화의 본고장인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고, 만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군에 입대하면서 서둘러 끝낸 <팔용신전설>에 이어 박성우는 97년에 미소년소녀풍의 세련된 캐릭터와 깔끔하고 산뜻한 화풍,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무장한 <천랑열전>을 들고 만화계에 다시 나타났다. <천랑열전>은 고구려의 무사 연오랑이 조국의 배신자로 낙인찍인 후 의혹을 풀기 위해 중원으로 나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박성우는 자신이 개척한 판타지의 무대를 동양, 그것도 우리 역사상 가장 강성했던 시기인 고구려와 중국 당나라가 대립하는 시대의 접경지역으로 옮기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언뜻 80년대부터 있어 왔던 무협만화의 한 갈래로 보이는 <천랑열전>은 무협의 전통과 역사물의 서사구조를 판타지에 대입시킨 '한국적 판타지'로 보는 게 타당하다. 영어로 된 주문이 한자로 된 무공으로 대치되기는 했지만 자유로운 상상력과 독특한 세계관을 기초로 전개되는 <천랑열전>은 일본에서 시작된 판타지 만화가 한국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만화 지방화 시대의 기수
일본의 경우 80년대까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권에 대항(?)해 오사카를 중심으로 관서만화권이 형성돼 있었다. 비록 메이저는 아니더라도 일정규모의 만화출판사와 작가군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런 전통이 없다. 모든 만화출판사와 만화가들이 서울에 집결해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만화가 지망생들은 작품 활동을 위해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 서울 못지 않은 예비 작가군과 독자층이 형성돼 있는 부산 등 대도시의 작가들도 이런 불편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박성우는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부산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마감이 끝나면 서울로 원고를 보내기는 하지만 부산을 근거지로 작품활동을 전개하면서 동료, 문하생들과 함께 나름의 만화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와 함께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데뷔한 동료 김장석, 성경재(<마도전기 알비온> 연재), 문하생 출신으로 고교를 졸업하던 해에 신인공모에 당선되고, 그 이듬해(20살의 나이로) [주니어챔프]에서 <파검기> 연재를 시작한 무서운 신예 여성작가 박희진 등이 그 주역이다.

이들 부산권 작가들의 활약은 생활근거지를 서울로 옮기지 못해 작품활동을 할 수 없었던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의 전형이 되고 있다.


21세기 우리만화의 숙제
한국적 판타지 <천랑열전>은 단행본으로 10권까지 발매됐다. 박성우는 현재 <천랑열전>을 만 2년 넘게 연재중이다. 최근에는 <팔용신전설>의 2부격인 <팔용신전설 플러스>를 주간만화잡지 [히트]에 연재중이다. 동시에 두 개의 주간지에 연재하는 정력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박성우의 건투는 만화가가 되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성우가 스스로 이뤄낸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스타일을 새로운 장르로 정착시키는 일, 지방의 만화문화를 활성화 시키는 일은 21세기 우리 만화계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숙제이다.
 

 

 

 

 

 

산뜻한 미소년소녀풍의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가 조화를 이룬 <천랑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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